[NFT] 나는 나무입니다

in stimcity •  last year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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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IDITAS+木



나는 솟아오르고 싶어요. 나는 물로부터 나왔지만 늘 하늘을 동경해 왔죠. 저 높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바람이 불까? 박차고 올라 세상을 마음껏 내려다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나는 나무, 木, VIRIDITAS입니다.



씨앗으로 잠들어 있어 본 존재는 누구나 알죠. 얼마나 뻗어 오르고 싶은지. 모든 것이 가능성으로 단단하게 뭉쳐져 있을 때는 하루빨리 펼쳐내고 싶어요. 나의 가능성은 무한할 것 같거든요. 그러나 하늘은 언제나 내려다보며 말하죠. '때가 있단다. 너의 때가' 기다리다 지쳐 죽겠어요. 어서 나의 세계를 펼치고 싶다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조급하기만 한 건 아니랍니다. 나는 단계를 밟지 않으면 한 뼘도 성장할 수 없으니까요.



오르기 전에 할 일은 뻗어 내리는 일이에요. 좋은 토양에 뿌리를 박고 있다면 금상첨화죠. 많은 양분을 흡수할 수 있으니까요. 그 양분은 내가 태어난 물로부터도 나오고, 재가 되어 나를 통해 다시 태어날 선조들, 선배들로부터도 나오죠. 우리의 운명이에요. 썩어질 운명, 불타오를 운명.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아요. 아니 그런 것에 신경 쓰기에는 성장하기도 바쁘죠. 한 뼘이라도, 한치라도, 더 자라나야 해요. 움직일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동작은 그것뿐이니까요.



나는 중력을 거슬러 오르죠. 중력은 나의 경쟁자예요. 하지만 나를 해치지는 않아요. 오히려 나를 견고하게 하죠. 그것을 거슬러 오르려면 나는 어떻게 힘을 배분하고 집중해야 할지 배워야 해요. 그리고 내리누르는, 잡아당기는 힘에 의지해 성장의 방향을 올곧게 할 수 있죠. 씨앗일 때는 그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줄기를 뻗고 하늘로 치솟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그것의 힘에 오히려 기대기도 한답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뻗어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어릴 땐 그가 한없이 원망스러웠지만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그는 고마운 친구예요. 그의 소식을 전하는 바람은 언제나 나를 상쾌하게 하죠. 물론 심술을 부리면 뿌리째 뽑혀 나가기도 하지만 그건 뭐 어쩔 수 없어요.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수밖에.



나는 심지어 물로부터 태어났어요. 나의 친구들은 단단한 대지 위에 심겨져서 중력과 반발력에 도움을 받기도 해요. 그러나 나는 바닥을 알 수 없는 물로부터 뻗어 올라야 해요. 그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이나 가세요? 아무도 지지해 주지 않는 물 위에서 뻗어 오르기란. 자세를 잡기도 쉽지 않죠. 그러나 단단한 나의 씨앗에는 모든 힘이 숨겨져 있답니다. 그것은 물과 대지를 가리지 않고 때를 따라 펼쳐지고 솟아오른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탄하죠. 새싹이 돋아났네. 아니 물 위에 꽃이 피었어!



그래요. 꽃은 나의 자랑이죠. 무엇도 그 아름다움에 비견할 수 없어요. 게다가 나는 열매도 맺죠. 에너지가 한껏 담긴 그 열매를 사람들이 따먹고 우리는 그들과 결합해요. 나의 유전자가 그들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거죠. 사람들은 우리가 걷지도 눕지도 못하고 언제나 한자리에 있다고 가여이 여기기도 하지만, 나의 움직임은 결합을 통해서랍니다. 열매를 먹은 사람과 동물, 나의 유전자를 온몸에 묻힌 채로 나의 친구들에게 옮겨다 주는 고마운 곤충들. 그러나 그들도 역시 자신의 생존본능에 따를 뿐이죠.



화폐의 세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은 나를 주고받고 나를 간직하죠. 요즘은 숫자에게 밀려 내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을 테지만 아직도 나는 화폐의 표준이랍니다. 요즘은 내 친구 동전이 더 인기라면서요? 아니 그것도 숫자가 쓴 가면이라구요? 저런. 설날 받던 세뱃돈과 어른들이 주던 용돈의 기억은 다 잊었나요? 그렇게 나를 천대하면 안 돼요. 물성을 떠난 것은 결국 신기루에 불과하다구요.



그러나 그게 무엇이든 성장하고 자라나려면 나에게서 배워야 해요. 절차와 시간을 건너뛰어서 웃자라버린 것들은 속이 텅 비어서 조금의 바람에도, 작은 충격에도 쉽게 꺾여 버리거든요. 게다가 우리는 무리를 지을 때 더욱 단단해지죠. 개체로서는 연약하지만 숲을 이루면 강력해지니까요. 마디를 무시하고 불쑥 튀어 오른 것에 너무 마음을 뺏기지 마세요. 우리들 중에는 5년 동안 순으로 있다가 딱 다섯 살이 되는 해에 한 번에 25m를 자라나는 대기만성들도 있답니다. 그 시간 동안 뻗어내린 뿌리는 얼마나 대단하겠어요. 일대를 뒤집어 엎어버릴 정도죠. 5년을 기다릴 수만 있다면.



알고 있어요. 그대의 조급한 마음을. 높이 솟아오르고 싶은 그대의 심정을. 하지만 우리는 마디 하나를 더합시다. 한번에 한 칸씩, 한 번에 한 마디씩. 그러다 보면 새들이 깃드는 나를 보게 될 거예요. 두려워하던 것들을 내려다보는 울창한 숲이 될 거예요. 그리고 바람의 노래를 듣고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 거예요. 자라나는 것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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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훈련

땅에 무릎을 꿇으십시오. 엉덩이를 뒤꿈치에 대고 앉아 얼굴이 무릎에 닿을 정도로 웅크리고 두 팔은 뒤로 뻗으십시오. 당신은 이제 태아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음을 편히 가지고 당신 안에 있는 모든 긴장을 풀어내십시오. 천천히 깊게 호흡하십시오. 차차 자신이 안락한 대지에 안겨 있는 아주 작은 씨앗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주위의 모든 것은 따뜻하고 감미롭습니다. 당신은 편안하게 잠이 듭니다. 깊고 아늑한 잠에 빠져듭니다.

갑자기, 손가락이 움직입니다. 씨앗은 이제 더는 씨앗에 머무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태어나고 싶어 합니다. 천천히, 몸부림이 일어납니다. 천천히, 팔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웅크린 몸을 천천히 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몸을 일으켜서는 등을 똑바로 편 채로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이 모든 시간 동안, 씨앗에서 새싹으로 변화하며 점차로 흙을 뚫고 나가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십시오.

이제 완전하게 땅을 갈라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천천히 먼저 한 발을, 그리고 천천히 다른 한 발을 땅에 내디디며 몸을 일으킵니다.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는 새싹처럼 불균형에 맞서 싸우면서, 마침내 완전히 똑바로 일어섭니다. 주위에는 들판과 태양, 물, 바람 그리고 새들이 있습니다. 이제 당신은 자라나는 하나의 새싹입니다. 부드럽게,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립니다. 그러고는 몸을 자꾸만 더 쭉 내뻗습니다. 당신 위에서 빛나며 힘을 불어넣어 주고, 당신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태양을 붙잡으려는 듯이 조금 더 조금 더 뻗어 나갑니다. 몸은 점점 굳어지고, 근육은 팽팽해집니다. 당신은 자꾸만 커지고 커져서 거대해지는 자신을 느낍니다. 긴장이 점차 고조되어 고통스러울 만큼 참을 수 없을 만큼 팽팽해집니다.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참을 수 없어서 당신은 소리를 지르며 눈을 뜹니다.

이 훈련을 매일 같은 시간에, 일주일 동안 반복해서 실행하십시오.

_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의 NFT (Never Forget Trust) 프로젝트
*<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의 예약판매
*마법사의 돌에 관한 자본론적 해석


[ziph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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