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발은 금빛이다
봄이 지나간 길을 모두 금빛으로 물이든다
산그림자를 안고 있는 북한강 그늘
양지쪽에서 출렁이는 잔물결을 보며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높은 하늘에서 빙빙 돌며 지키던 솔개가
살큼 봄 한 쪽 쿡 쪼아먹고
버들가지가 눈을 깜빡이며 또 한 톨 떼어먹고
새콩이 한 입만 달라고 새끼 제비처럼 꼬투리를 벌리고
울퉁불퉁 귀퉁이가 떨어져나간 봄이
얼음강을 건너 강둑에 닿을 때까지
혹시 길이라도 잃으면 어쩌나
오동나무가 까치발을 딛고 살구씨 같은 열매를 흔들며
안착지점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