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응모작- 시]옥수수밭을 지날 때

in hive-160196 •  2 months ago  (edited)

색실첩을 펼쳐놓고 들여다 보시는 엄마
다시 하나 하나 싸고 또 싸고
마지막에 지함(紙函)에 담아
잉어모양 자물통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반닫이에 넣으셨다

어쩌다 곁에서 보게 되어도
신기해서 눈을 깜빡였지만 한 번도 묻지 못했다
만져보고 싶었지만 안 될 것 같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옥수수 꽃이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간다
사극에 나오는 탐관오리와 한통속인 아전처럼
가뜩이나 볼품없는 수염을 거뭇거뭇 말리며
연꽃처럼 겹겹이 포갠 껍질 속에서
맛을 채우는 옥수수

그 옛날 엄마의 색실첩처럼
옥수수도 소중한 것은 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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